본문 바로가기
일상/망상 노트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네요.

by 둥지나무 2020. 8. 31.


갑자기 20살 무렵이 생각이 나네요.


저의 모친이 그 무렵에 갑자기 쓰러지셔서 그 다음날로 의식불명의 중환자가 되었습니다. 거의 7년간 누워 계셨는데 그 무렵에 산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에 대해 참 많은 생각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과거에 써두었던 글 중에 아직 세상에 공개 안한 글이 있는 데 그 글로 오늘의 기분을 대신해 보겠습니다.


============================


소년이 그녀의 막사로 들어서자 

'여왕' 가쁜 숨을 몰아쉬며 

소년에게 말을 건냈다 .




' 안녕 ... 사랑 ... 

  언제 보아도 아름답구나 ... '




  말해보아라 ...


  내가 잘못한 것은 없느냐 ... ?


  혹여 내가 그릇된 판단을 하여

  많은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지 않았는가 ... ?


  이제 생의 마지막에서

  진심으로 청하노니 


  내가 지은 죄가 있다면

  너에게 듣고 반성하여

  용서받고 싶구나 ...        '




소년의 붉은 눈이 대답했다 .




' 혼란과 죄악의 시대 ...


  한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운

  칠흙과도 같은 어둠 속에서

  유일한 희망의 불씨가 있었다면


  그것은 바로 

  당신의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사람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꺽이지 않는 

  굳은 심지였을 것입니다 .




  사람들은 당신이라는 등대를 따라

  모진 폭풍우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았고


  당신의 풍성한 젖가슴에서

  흘러나오는 현명함에

  풍요로울 있었습니다 .




  하여 ... 어머니 ...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입니다 ...   '




마침내 위대한 그녀는 숨을 거두었고 ... 

소년이 그녀의 막사에서 걸어 나왔을 ... 

어느새 청년의 모습으로 변모해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