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검사를 했어야 했던 관계로 한두시간 정도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천천히 병원의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제가 다니는 병원은 부산의 동아대학 부속병원으로 저의 모교이기도 하고 병원 바로 뒤의 건물에 예술대학 건물이 있어서 학교를 그만두기 전까지 이곳을 다니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제가 사용하던 건물을 헐어버리고 병원 건물을 새로 올렸습니다.워낙 낡은 건물이라 재개발은 환영할만한데 예술대학은 다른 캠퍼스로 이전해 버렸고 학생시절 가장 좋아하던 은행나무길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여기는 석당홀이라고 불리던 건물이 있던 장소로 연극동아리 학생들이 아마추어 공연을 하기도하고 학생회 회의 장소가 되기도 했으며 가창력에 자신이 있는 유명가수들이 콘서트를 하던 곳이었습니다.무엇보다 매점과 식당이 있어서 엄청 좋아했었죠 . 하지만 건물이 낡아서 재건축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음대 건물도 헐리고 없는데 반대쪽의 건물은 살아남았습니다.
음대건물과 반대에 위치한 석조 건물 사이에는 작은 공원이 있는데 이곳 구덕 캠퍼스에서는 꽤 괜찮은 풍경이고 오래된 건축물을 좋아하시는 교수님들이 낭만이 있어 좋다고 높이 평가했던 곳이라 그런지 재건축 중에도 살아남았습니다.
건물을 계속 헐고 새로 만들고 있는데 여기 풍경을 제외하곤 모두 재건축 할 계획인 모양입니다.
부산 동아대학교는 여기가 첫번째 캠퍼스였습니다.
제 기억이 정확하다면 6.25 전쟁 ( 한국전쟁 ) 중에 재단이 설립되어 첫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기억이 더 정확하다면 북한군에 의해 국토의 대부분을 빼앗기고 부산인근 지역외에는 남지 않았을 때 시작되었습니다.
재단의 창립자 동상입니다. 원래는 청동색의 동상이었는데 코발트 빛 금색으로 재단장을 했네요 . 보기엔 확실히 이쪽이 더 이쁩니다만 오래된 것에서 오는 낭만은 확실히 없네요.
제가 학교를 다닐 때에는 도서관으로 쓰이던 건물입니다.지금도 도서관인지는 모르겠네요.
재건축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가 있네요.부산시에서 근대건축물로 지정되었습니다. 이 근처에 동아대학교 고고학 팀이 발굴한 국내 유물을 전시한 박물관도 있었는데 건물이 헐려버려서 유물이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박물관 구경을 참 좋아해서 국내 박물관을 몇군데 관람한 경험이 있는데 규모로 보나 소장품으로 보나 국내 최고 수준입니다. 설마 버리진 않았을테고 잘 관리하고 있겠죠?
이 오렌지색 건물이 있던 자리가 예전에 제가 다니던 예술대가 있던 자리입니다.
여기는 <대신동>이라고 불리우는 동네인데 일본 제국주의 시대에는 일본인 부자들이 살던 동네입니다. 학교 바로 옆엔 대신공원이라는 곳이 있는데 식민지 시대부터 삼림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있던 곳이라 상당히 큰 나무들이 많고 숲이 잘 조성되어있습니다.
학교 다닐땐 이곳을 많이 이용했습니다.
산책을 마치고 진료실에 와서도 시간이 남아서 책을 펼쳤습니다.
<파운데이션> 3권인 데 30여년이 지나서 다시 읽어도 역시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나이를 먹으면 책 읽는 안목이 더 나아질까 싶었는데 전혀 나아지질 않았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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