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에서야 하는 이야기지만 10여년 전에 대충 4년간 일본의 출판사에 방문 상담을 했었다.일본어로 <모치코미>라고 부르는데 완성원고를 돌려받지 못하기도하고(몇 수년전 연재작가 원고분실로 큰 소란을 일으켰던 그 대형출판사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여러가지 사건,사고가 있었다.나중에 한 2년간은 화가 나서 마치 <도장깨기>를 한다는 마음으로 편집장 직통으로 연락해서 상담을 받기도 했다.
외국에서 온 만화가가 에이전시도 없이 단독으로 상담한다는 게 신기했는지 고단샤에서는 <모닝>편집부까지 들어갔다.소위 아침,점심,저녁으로 불리는 잡지 편집부를 직접 봤다는 것이 좀 신기하기도 했지만 그건 시간이 한참 지난 뒤의 소감이고 당시에는 <도장깨기>의 마음가짐이었기 때문에 머리에 생각이 없었다.
어떤 편집부는 스토리 작가를 붙여 줄테니 해보겠냐고도 했고 어떤 편집장는 <당신이 내가 키우는 3번째 한국만화가>라고도 했다.또 어떤 편집부는 편집장 대리 직통관리로 편집회의까지 콘티가 올라갔다가 떨어지기도 했다.일본은 회사마다 개성이 강해서 천차만별인데 그 당시 내가 느꼈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언어 문제였다. 당시에는 일본어를 전혀 할줄 몰랐고 일본의 문화도 몰랐기 때문에 될 수 있는 일도 스스로 잘 못 판단해 일을 망치기 일수였다.
그래서 지금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능숙한 일본어 구사와 일본의 문화를 배우는 것이다.자기 나라를 떠나 외국에 무언가를 수출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핸디캡을 가지고 가는 것이라는 것을 그때 뼈저리게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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