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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망상 노트

캐릭터에 대하여.

by 둥지나무 2018. 12. 28.


< 한이 먼저 쐈다!! >


이게 무슨 소리냐면 ... 먼저 지금으로부터 10여년 전인가 20여년 전에 있었던 <스타워즈 파워즈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 > 의 디지털 리마스터링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1999년 < 스타워즈 에피소드 1 보이지 않는 위험 >개봉을 기념해서 그 동안 아날로그방식의 필름을 디지털화하면서 다소 시대에 뒤떨어진 장면을 보강하는 과정에서 한 솔로가 현상금 사냥꾼을 쏴서 죽인 장면의 편집을 수정했는데 최초 상영본에 한이 먼저 쏜 장면을 현상금 사냥꾼이 쏘고 난 후 한 솔로가 쏴서 죽인 장면으로 수정한 것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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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스타워즈 팬들 사이에서 난리가 난 이야기입니다.이번에 새로 개봉한 <라스트 제다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과도한 패미니즘 주입에 맞먹을 정도의 큰 사건이었습니다.


저희처럼 대중예술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다들 아시는 이야기입니다만 캐릭터는 이야기의 재미와 완성도의 좌우하는 큰 요소입니다.물론 일반인들은 먼저 쏘든 나중에 쏘든 한이 이기지 않냐고 하시겠지만 이것은 캐릭터의 성격을 나타내는 장면으로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최초의   조지 루카스 감독 인터뷰를 보면 <한은 지극히 이기적이며 나쁜 놈>이라고 했는 데 어느날 <주인공인 한이 비열한 짓을 할리 없다>로 바뀌어 버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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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말하자면 처음에 비열한 놈으로 설정을 잡았다가 나중에 인기가 있고 그야말로 최고의 캐릭터로 부상을 하니 감독의 마음속에서 변화가 생긴 것입니다.이것을 소위 작가가 팬들에게 굴복 당한다라고하는 것인데 인기작품을 만드는 제작자는 이러한 팬들의 요구에 스스로의 기준을 만들어 두지 않으면 안됩니다.작가는 자신의 창작물의 세계에서는 누가 뭐라고해도 최고의 절대자입니다.때로는 이기적이고 극단적이어야합니다.그렇다고 <라스트 제다이>처럼 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자네 ... 입조심해야지...디즈니가 보고 있어 ...)


올해 개봉한 영화 <한 솔로 : 스타워즈 스토리 >를 보면서는 그야말로 처참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개봉이 거의 임박해서 들어온 <론 하워드>감독이 정말 열심히 선방했습니다만...잘 만든 캐릭터 어디까지 망가질 수 있나의 끝판왕 보는 기분이었습니다.솔직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의 <스타로드>가 더 한 솔로 같습니다.이기적이고 자기가 우선인 잘난척하기 좋아하는 부분 말이죠.( 잘했어.디즈니가 좋아할 거야.)


<스타워즈>같은 초대형 프랜차이즈를 만들다보면 외부의 다양한 요구를 받게 됩니다.때로 그것은 정말 거부하기 힘든 것들이 많죠.하지만 생각해보아야합니다.처음 <스타워즈>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 한이 먼저 쐈다. >


네.한이 먼저 쐈습니다.저도 팬들의 의견에 공감합니다.그것이 한 솔로에게 가장 잘 맞는 캐릭터입니다.

무엇보다 막장으로 가는 이야기를 수습하고도 욕이란 욕은 다 먹고 있는 <론 하워드>감독님께 수고하셨다는 말씀드리고 싶고요.(감독님 화면에 보이는 깨알같은 디테일 감사합니다.시간도 없었을텐데 언제 그런걸 넣으셨데요...감탄)


뜬금없는 잡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둥지나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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